12월 나카스강의 낭만, 후쿠오카 유람선 위에서 흐르는 라이브 음악과 도시의 불빛

여행에도 '기승전결'이 있다면, 후쿠오카 여행의 가장 완벽한 '결(結)'은 어디일까요? 저는 주저 없이 나카스 리버 크루즈(Nakasu River Cruise)를 꼽고 싶습니다.

지난 12월 28일, 여행의 마지막 날 밤. 5살 아이의 손을 잡고 올랐던 그 배 위에서의 30분은, 3박 4일의 그 어떤 일정보다도 강렬하고 황홀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잊게 만든 라이브 음악과 도시의 불빛, 그리고 현지인들만 아는 쇼핑 꿀팁까지. 후쿠오카의 밤을 가장 우아하게 즐기는 방법을 저의 경험을 담아 소개합니다.

1. 나카스 강에 흐르는 역사와 낭만

단순히 배를 타고 야경을 보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지나가는 이 물길에는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후쿠오카를 가로지르는 '나카가와(나카스 강)'는 과거 두 개의 도시를 나누는 경계였습니다.

왼쪽에는 무사들이 돌아다니고, 우측에는 상인들이 돌아다니는 그림
후쿠오카와 하카는 무사와 상인들이 나뉘어 생활하던 곳 이였습니다.

강 서쪽은 영주가 살던 무사의 도시 '후쿠오카', 강 동쪽은 상인들이 활약하던 상업의 도시 '하카타'였죠. 우리가 탄 유람선은 이 역사적인 두 구역 사이를 유유히 가로지릅니다. 배 위에서 화려한 네온사인을 바라보며, 과거 칼을 찬 무사들과 짐을 싣고 오가던 상인들의 활기를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현대의 화려한 불빛 아래 숨겨진 도시의 옛 이야기를 떠올리면 풍경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2. 12월의 리버크루즈, 춥지 않을까?

🗓️ 탑승 정보 요약

  • 탑승 일시: 12월 28일, 저녁 7시
  • 당시 기온: 약 5℃ (쌀쌀한 겨울 날씨)
  • 구성원: 성인 2명 + 5살 아이 1명
  • 준비물: 업체 제공 담요 (매우 유용함)

겨울 여행에서 오픈형 유람선을 탄다는 것이 걱정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5살 아이가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우려했었죠. 당시 기온은 5도 정도로 꽤 쌀쌀했습니다.

유람선에서 후쿠오카 야경을 바라보는 모습
유람선 위에서 바라본 후쿠오카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걱정할 필요 없다"입니다. 업체 측에서  담요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무릎과 몸을 따뜻하게 덮을 수 있었습니다. 대신 아이의 상의는 두껍고 따듯한 패팅으로 준비해주세요. 강바람이 불긴 하지만, 배의 속도가 아주 빠르지 않고(유유자적한 속도), 약 30분이라는 운행 시간이 딱 적당하여 추위를 크게 느낄 새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3. 5살 아이도 반한 '황홀한 야경과 음악'

나카스 리버 크루즈의 백미는 단연 '라이브 공연'입니다. 배 앞머리에서 가수가 직접 노래를 불러주는데, 강물 위로 울려 퍼지는 그 선율이 도시의 소음을 차단하고 오직 우리만의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게 너무 예뻐요!"

5살 아이도 30분 동안 지루해하지 않고 눈을 반짝이며 즐거워했습니다. 네온사인에 둘러쌓인 후쿠오카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일 때 마다 탄성을 질렀고, 강변 야타이(포장마차) 거리에서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에 함께 인사하며 행복해했죠. 가족 여행객,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안전하고 낭만적인 액티비티입니다.

4. 접근성 및 추천 동선 (텐진 숙소 기준)

여행 마지막 날 일정으로 크루즈를 선택한 건 신의 한 수였습니다. 저희 숙소는 텐진에 위치한 '호텔 몬토레 라스루 후쿠오카(Hotel Monterey La Soeur Fukuoka)'였는데, 이곳에서 선착장까지의 접근성이 매우 훌륭했습니다.

숙소에서 텐진역을 지나 나카스 강변 쪽으로 도보 약 15분 정도 걸으니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걷는 동안 텐진의 번화가와 강변 공원의 풍경이 어우러져 지루할 틈이 없었죠. 택시를 타기엔 가깝고, 걷기에는 여행의 정취를 느끼기 딱 좋은 거리입니다. 숙소에서 선착장으로 가는길에 파르코 백화점과 빅카메라 등 유명한 관광명소가 줄지어 있습니다. 더불어, 선착장에 있는 텐진공원 또한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쉼터로 걷는 동선이 매우 좋았습니다.

5. 도슨트의 시크릿 코스: 150년 미식(美食)과 쾌적한 쇼핑

리버크루즈가 후쿠오카의 '현재' 야경을 보여준다면, 그 주변에는 후쿠오카의 '역사'를 맛볼 수 있는 곳과 '현명한' 쇼핑 스팟이 숨어 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밤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도슨트의 추천 코스를 공개합니다.

(1) [미식] 후쿠오카의 역사를 맛보다, '요시즈카 우나기야'

금강산도 식후경, 리버크루즈 탑승 전후로 꼭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1873년(메이지 6년)에 문을 연 장어덮밥 전문점 '요시즈카 우나기야(吉塚うなぎ屋)'입니다.

요시즈카 우나기야 장어덮밥 사진
요시즈카 우나기야 장어덮밥

  • 추천 이유: 나카스 강이 무사와 상인을 나누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려 15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 맛의 특징: 이곳만의 독특한 '코나시(굽면서 두드리는 기술)' 기법 덕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 팁: 리버크루즈 선착장과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 동선이 완벽합니다. 든든한 장어로 체력을 보충하고 배에 오르면, 겨울 강바람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 트래블 도슨트의 제안: 요시즈카 우나기야는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합니다. 회전율이 생각보다 빠릅니다. 2층 대기실이 박물관처럼 잘 꾸며져 있어 기다리는 시간조차 지루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지만, 공간이 생각보다 좁습니다. 대기표에 있는 QR코드를 인식을 하면 대기순서가 확인이 되기 때문에 밖에 나가 나카스강 산책을 하며 기다리는것 또한 좋은 선택입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라면 부드러운 장어 계란말이(우마키)도 좋은 선택입니다

(2) [쇼핑] 텐진 대신 '나카스 돈키호테'를 가야 하는 이유

식사와 유람선을 즐긴 후 보통 쇼핑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게 되는데, 이때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습관처럼 '돈키호테 텐진 본점'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 트래블 도슨트의 제안: "텐진 본점 대신, 돈키호테 나카스점을 이용하세요!"

  • 이유: 텐진 본점은 위치가 좋은 만큼 사람이 너무 많아 계산 줄만 30분 넘게 서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반면, 리버크루즈 선착장/요시즈카 우나기야와 가까운 '돈키호테 나카스점'은 상대적으로 훨씬 덜 붐빕니다.

  • 실제 후기: 저희는 크루즈 하선 후 나카스점을 이용했는데, 쾌적하게 쇼핑을 마치고 면세(Tax Free) 카운터 줄도 금방 줄어들어 체력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시간은 금이니까요. 야경의 여운을 깨뜨리고 싶지 않다면 나카스점을 강력 추천합니다.

마치며

차가운 겨울 공기, 따뜻한 담요, 귓가를 맴도는 라이브 음악, 그리고 물 위에 비친 도시의 불빛.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진 나카스 리버 크루즈는 후쿠오카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에 가장 완벽한 선택이었습니다.

여러분의 후쿠오카 여행도 이토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여행지에서도 도슨트가 전하는 깊이 있는 이야기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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