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행의 인문학적 깊이를 더하는 공간, 트래블 도슨트입니다. 기차의 레일이 닿지 않는 일본의 소도시, 숨겨진 해안 도로를 달리는 상상을 해보셨나요? 렌터카 여행은 정해진 노선을 벗어나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특별한 자유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왜 일본은 반대일까?"라는 의문이 드실 겁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과거 사무라이들이 왼쪽 허리에 칼을 차고 다녔는데, 우측통행을 하면 서로의 칼집이 부딪혀 시비가 붙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평화를 위해 좌측으로 걷던 습관이 오늘날의 교통 체계가 된 것이죠.
오늘은 이 낯선 도로 위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제가 직접 정리한 일본 렌터카 여행의 모든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1. 출국 전 필수 준비: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일본 여행의 설렘을 안고 렌터카 데스크에 도착했는데, 서류 하나가 없어 차를 빌리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악몽일 것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서류부터 챙겨봅시다.
반드시 '종이 면허증'이어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발급되는 뒷면 영문 운전면허증(플라스틱)은 일본에서 효력이 없습니다. 일본은 '제네바 협약' 가입국이므로, 반드시 종이 책자 형태의 국제운전면허증(International Driving Permit)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 발급 장소: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경찰서 민원실, 인천공항 발급 센터, 인터넷 발급 (2주소요)
- 준비물: 여권, 한국 운전면허증, 여권용 사진 1매(6개월 이내)
- 소요 시간: 신청 후 약 10~20분 내 즉시 수령 가능
- 유효 기간: 발급일로부터 1년 (기존에 발급받은 것이 있다면 유효기간을 꼭 확인하세요!)
2. 렌터카 예약 전략: 10만 원 아끼는 비법
렌터카 비용은 여행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무조건 유명한 곳을 찾기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합니다.
메이저 업체 vs 중견 업체
토요타 렌터카(Toyota Rent a Car)는 서비스와 차량 관리가 최상이지만 가격이 높습니다. 반면 타임즈(Times), 버젯(Budget), 오릭스(Orix) 같은 중견 업체를 이용하면 차량 컨디션은 비슷하면서도 2~3일 기준 약 10만 원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자란넷'이나 '타비라이' 같은 일본 렌터카 가격 비교 사이트를 적극 활용해 보세요.
필수 옵션: 보험과 ETC
비용을 아끼더라도 절대 아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보험입니다.
- NOC(휴업 손해 부담금) 커버 필수: 일본 렌터카 업체는 사고 시 수리비 외에, 차가 수리 기간 동안 영업을 못 해서 생기는 손해(NOC)를 고객에게 청구합니다(약 2~5만 엔). 이를 면제해 주는 '풀 커버 보험(Super Safety Package)'을 반드시 가입하세요.
- ETC 카드: 한국의 하이패스입니다. 일본 고속도로 통행료는 세계적으로 비싸기로 유명합니다. ETC 카드를 대여하면 외국인 전용 패스(HEP, KEP 등)를 사용할 수 있어 통행료를 대폭 아낄 수 있습니다. 참고로, 후쿠오카에서 벳부까지 1박 2일 사용한 통행 요금만 10만원이 나왔습니다. ETC가 없었으면 더 많이 비용이 지출 되었을 것 입니다.
- 카시트: 아이와 함께라면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법적 의무 사항입니다.
💡 차량 인수 시 팁: 직원과 함께 차량 외관을 확인할 때, 동영상으로 차 전체를 한 바퀴 돌며 촬영해 두세요. 특히 휠 긁힘이나 범퍼 하단 등 잘 안 보이는 곳의 기존 스크래치를 증거로 남겨두면 반납 시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실전 주행 가이드: 우핸들 적응 공식
운전석에 앉으면 모든 것이 반대입니다. 깜빡이를 켜려다 와이퍼가 춤을 추는 경험,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이니 너무 당황하지 마세요.
마법의 주문: "오른쪽 어깨는 오른쪽 선"
우핸들 차량은 운전자가 도로 중앙 쪽에 앉습니다. 하지만 한국 운전 습관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왼쪽으로 붙게 됩니다. 이때 기억하세요.
"내 오른쪽 어깨가 도로의 오른쪽 차선 위에 걸쳐 있다."
이 느낌으로 운전하면 차가 차선 정중앙을 유지하게 됩니다. 왼쪽 공간감은 생각보다 넓게 잡아야 연석에 휠을 긁지 않습니다.
좌회전과 우회전
- 좌회전(작게 돌기): 한국의 우회전과 같습니다. 신호를 받고 돌되, 앞으로 조금 더 직진한 상태에서 핸들을 꺾어 공간을 확보하세요. 너무 빨리 꺾으면 뒷바퀴가 인도를 덮칠 수 있습니다.
- 우회전(크게 돌기): 한국의 좌회전입니다. 반드시 신호를 확인하고 크게 돕니다. 비보호 우회전 시에는 반대편 직진 차량을 다 보내고 안전할 때 진입해야 합니다.
4. 절대 주의사항: 토마레(止まれ)와 사고 대처
일본 여행 중 경찰을 만나는 일은 없어야겠죠? 한국과 다른 엄격한 포인트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공포의 3초 정지, '토마레'
붉은색 역삼각형 표지판에 '止まれ(멈춤)'라고 적혀 있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국처럼 속도만 줄이며 슬금슬금 지나가면 바로 단속됩니다. 경찰이 골목 사각지대에서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드시 바퀴가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좌우를 고개 돌려 확인한 뒤 출발하세요. 이 표지판은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와 같습니다.
사고가 났다면? 무조건 110번
혼자 전봇대를 긁었더라도, 아주 경미한 접촉 사고라도 반드시 경찰(110)을 불러야 합니다. 일본 렌터카 보험 약관상 '경찰 사고 증명서'가 없으면 보험 처리가 불가능합니다. "괜찮아요"라는 상대방 말만 믿고 헤어졌다가는 나중에 막대한 수리비와 휴업 손해금을 자비로 물어내야 합니다.
5. 주유와 주차: 당황하지 않는 마무리
주차는 '코인 파킹' 검색
일본 도로에는 불법 주차가 거의 없습니다. 잠깐 편의점에 가더라도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구글 맵에서 목적지 주변의 'Coin Parking'을 미리 검색하세요. 불법 주차 과태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반납은 '만탄(가득)'으로
차량을 반납할 때는 연료를 가득 채워야 합니다. 주유소 직원에게 "레귤러, 만탄 오네가이시마스(일반 휘발유 가득 채워주세요)"라고 말씀하세요. 셀프 주유소 이용법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결제 시스템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유 영수증은 반납 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으니 버리지 말고 꼭 챙기세요!
🚨 마지막 당부: 일본의 도로는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강합니다. 차선을 양보받았다면 비상깜빡이를 2~3회 켜주는 것이 매너입니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그들의 운전 문화를 즐기며,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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