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야시장 맛집 TOP 7, 조선시대 3대 시장의 정취를 느껴보다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으며 전남 영광에서 주꾸미를 맛보고, 푸른 테마식물원과 승마장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알찬 낮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진짜 묘미는 해가 진 후에 시작되는 법이죠. 영광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아쉬운 마음에 차를 돌려 향한 곳은 바로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위치한 남부시장 야시장이었습니다.

오후 5시, 시장의 매대가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자 어디선가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음식 하나를 맛보기 위해 기꺼이 긴 줄을 서야 하는 수고로움조차 축제의 일부처럼 느껴지던 그곳. 오늘은 화려한 불쇼와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던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의 생생한 풍경과, 직접 두 발로 뛰어다니며 맛본 7가지 길거리 미식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1. 조선 3대 시장의 화려한 부활,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음식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이 공간이 가진 재미있는 역사를 하나 짚고 넘어가 볼까요? 전주 남부시장은 단순한 동네 시장이 아닙니다. 조선시대 평양, 대구와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불리며 전국 각지의 물산이 모여들던 전주장의 맥을 잇는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전주읍성의 남문인 풍남문 밖으로 상인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이 거대한 상권은, 세월이 흘러 2014년 야시장을 개장하면서 현대적인 길거리 음식 문화와 결합해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천장에 매달린 청사초롱 아래로 트렌디한 세계 요리와 전통 음식이 공존하는 모습을 걷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 밤거리와 현대의 푸드 페스티벌 한가운데를 동시에 걷는 듯한 묘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오후 5시의 진풍경: 웨이팅마저 즐거운 야시장 바이브

야시장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밤 11시 30분(동절기는 10시)까지 열립니다. 5시가 되자마자 십자(+) 모양의 시장 골목을 따라 이동식 매대들이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잡는 광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퍼포먼스입니다. 개장 직후부터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기 시작하는데, 인기 있는 매대는 순식간에 수십 명의 줄이 늘어섭니다. "음식 하나 사는데 이렇게까지 줄을 서야 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철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 토치로 불맛을 입히는 화려한 불쇼, 그리고 코끝을 찌르는 맛있는 냄새를 맡고 있으면 어느새 인내심을 가지고 줄의 맨 뒤에 서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3. 직접 줄 서서 맛본 야시장 필수 먹거리 7선 리뷰

이날 야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가족들과 함께 배를 채웠던 7가지 메뉴를 소개합니다. 현장의 생생한 맛을 그대로 전해드릴게요.

① 태평 닭불고기 직화구이 6,000원

불판위에서 토치로 닭고기를 구워내고 있는 사진
입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태평 닭불고기 직화구이, 짭쪼름하고 맛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불길이 솟아오르는 태평 닭불고기 매대였습니다. 쉴 새 없이 토치로 고기를 구워내는 모습에 홀린 듯 줄을 섰죠. 갓 구워져 나온 닭불고기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불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가 압권이었습니다. 살코기는 퍽퍽함 없이 부드러웠고, 자극적이지 않게 입맛을 당기는 매운맛은 시원한 맥주 한 캔을 간절하게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② 베트남 쌀국수 6,000원

야시장의 열기에 취해 걷다 보니 해가 지면서 쌀쌀한 밤공기가 느껴졌습니다. 이때 우리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준 구원투수가 바로 베트남 쌀국수였습니다. 야시장 매대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칩니다. 현지인이 직접 진하게 우려낸 고기 육수의 깊은 감칠맛이 일품이었거든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서 다섯 살 우빈이도 그릇째 들고 후루룩 부드러운 면발을 남김없이 먹어 치울 정도로 온 가족의 입맛을 만족시킨 힐링 메뉴였습니다.

③ 킹타코 6,000원

이름 그대로 일반 타코야키보다 훨씬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킹타코입니다. 겉은 철판에서 바삭하게 구워졌고, 속은 특유의 반죽으로 크림처럼 촉촉하게 흘러내리는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큼지막하게 씹히는 문어의 식감과, 그 위에서 춤을 추듯 뿌려진 짭조름한 가쓰오부시의 풍미였습니다. 입안 가득 차오르는 포만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④ 야채뚱땡 소 3,500원 / 대 6,000원

불판 위에 야채 뚱땡이 널부러져 있는 사진
고소한 육즙을 느낄 수 있었던, 야채 뚱땡

비주얼부터 압도적인 야채뚱땡은 대패 삼겹살로 각종 아삭한 채소를 빈틈없이 뚱뚱하게 말아 구워낸 요리입니다. 한입 베어 물면 얇은 고기의 고소한 육즙이 먼저 터지고, 연이어 양배추와 깻잎 등 채소의 아삭함이 기름기를 싹 잡아줍니다. 위에 뿌려진 달콤 짭짤한 데리야끼 소스와 마요네즈가 풍미를 한층 끌어올려 주어, 아이들 간식으로도 어른들 안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⑤ 뻘건떡볶이 (떡볶이 & 어묵) 각 6,000원

시장 투어에서 분식이 빠지면 섭섭하죠. 새빨간 양념이 꾸덕하게 졸여진 뻘건떡볶이는 쫀득한 쌀떡에 매콤달콤한 옛날 시장 떡볶이 양념이 쏙쏙 배어 있어 향수를 자극하는 맛이었습니다. 매운맛이 살짝 올라올 때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진한 국물의 어묵 꼬치를 한 입 베어 물면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아는 맛이 가장 무섭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⑥ 삼겹강정 6,000원

닭강정은 흔하지만 '삼겹강정'은 참신했습니다. 삼겹살을 한입 크기로 바삭하게 튀겨낸 뒤, 새콤달콤한 강정 소스에 버무려 낸 메뉴입니다. 삼겹살 특유의 고소한 지방층이 튀겨지면서 극강의 바삭함을 만들어냈고,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고소함이 소스와 훌륭하게 어우러졌습니다. 들고 다니며 먹기 편하게 컵에 담아주어 야시장 탐방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⑦ PNB 초코파이 각 2,500원

PNB 제과점 정문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PNB 초쿄파이는 선택이 아니라 여행객에 '필수'입니다.

야시장 투어의 화려한 피날레는 전주의 명물, PNB 제과의 초코파이가 장식했습니다. 앞서 도슨트 파트에서도 말씀드렸듯 1951년부터 이어져 온 유서 깊은 제과점의 시그니처 메뉴죠. 겉을 감싼 진한 초콜릿과 오독오독 씹히는 호두, 그리고 부드러운 빵 사이에 샌드된 딸기잼과 크림의 조화는 고급스러운 디저트 그 이상입니다. 그 자리에서 달콤하게 당을 충전하고, 지인들에게 줄 선물용으로도 넉넉하게 구매하며 야시장 일정을 완벽하게 마무리했습니다.

4. 낮에 다녀온 영광/고창 봄 가족 여행 코스

전주의 화려한 밤을 즐기기 전, 낮에는 전남 영광과 고창 일대에서 봄기운을 만끽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향긋한 주꾸미부터 탁 트인 테마식물원, 그리고 이색적인 승마 체험까지 가족과 함께하기에 완벽했던 낮의 여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상세한 여행기를 확인해 보세요. 낮과 밤이 모두 완벽한 이번 여행 코스를 여러분의 다음 여행 계획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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