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3층 홍루이젠: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익숙함의 미학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매 끼니 현지의 유명한 맛집이나 화려한 만찬을 즐겨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이 생기곤 합니다. 특히 거대한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에 머물다 보면, 주변에 즐비한 고급 레스토랑들의 유혹에 끊임없이 노출되죠. 하지만 여행의 일정이 길어질수록, 때로는 가볍고 익숙한 한 끼가 간절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오늘 리뷰할 곳은 바로 그런 순간에 마법처럼 나타난 곳입니다. 베네시안 호텔 내부에서 우연히 발견한 아주 친숙한 이름, 바로 '홍루이젠(Hung Rui Chen)'입니다. 한국에서도 출근길이나 간식으로 자주 사 먹던 이 부드러운 샌드위치를 화려한 마카오 한복판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샌드위치 하나가 여행지에서 어떤 새로운 기분을 선사했는지, 그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목차


1. 길 잃기 쉬운 베네시안, 노스 스위트(North Suite) 앞의 오아시스

베네시안 호텔을 방문해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이 호텔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여, 자칫 방심하면 목적지를 잃고 헤매기 일쑤입니다. 특히 인공 운하와 수백 개의 상점이 얽혀 있는 3층 쇼핑몰 구역은 거대한 미로와도 같습니다.

홍루이젠 가게 앞에 다양한 메뉴가 진열 되어 있는 사진
3층 north suite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있습니다. 

제가 홍루이젠을 발견한 곳은 3층 노스 스위트(North Suite) 객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타는 곳 바로 앞이었습니다. 이 위치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정말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마카오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쇼핑을 하느라 지친 다리를 이끌고 객실로 돌아가는 길, 식당에서 거창하게 밥을 먹기엔 피곤하고 배가 부르지만 입은 심심할 때. 엘리베이터를 타기 직전에 가볍게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동선은 여행자의 피로를 덜어주는 완벽한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2. 대만에서 마카오까지: 글로벌 간식이 된 홍루이젠

한국의 번화가마다 자리 잡고 있어 무의식적으로 한국 브랜드이거나 흔한 프랜차이즈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홍루이젠은 꽤 깊은 역사를 가진 베이커리입니다.

손에 홍루이젠 샌드위치를 들고있는 사진
클래식 디저트의 강좌 '훙루이젠' 샌드위치

"홍루이젠은 1947년 대만 타이중 지역에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드러운 식빵과 특제 버터크림, 그리고 연유의 황금 비율을 고집하며 대만의 국민 샌드위치로 자리 잡았고, 이제는 한국을 넘어 마카오의 최고급 호텔 입점까지 성공한 글로벌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나니, 마카오에서 만난 홍루이젠이 단순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입맛을 관통한 '클래식 디저트'로서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화려한 에그타르트나 딤섬 사이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샌드위치의 모습이 묘하게 반가웠습니다.

3. 아는 맛이 주는 위로: 한국과 같은 메뉴, 하지만 다른 느낌

매장 쇼케이스에 진열된 샌드위치들을 살펴보니, 햄치즈 샌드위치, 오리지널 샌드위치 등 한국 매장에서 자주 보던 메뉴 구성과 거의 동일했습니다. 친숙한 파스텔 톤의 포장지마저 그대로였죠. 고민 없이 평소 한국에서 즐겨 먹던 메뉴를 골라 객실로 가져와 한 입 베어 물었습니다.

맛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바로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습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빵과 짭짤한 햄, 치즈, 그리고 달콤한 연유 크림의 조화는 한국에서 먹던 맛과 100% 일치했습니다. 현지의 특별한 향신료나 색다른 재료가 추가된 현지화 버전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특별할 것 없는 익숙함'이 오히려 특별한 감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며칠 동안 마카오 특유의 기름진 음식과 낯선 향신료에 지쳐 있던 미각이, 가장 친숙하고 부드러운 맛을 만나며 일종의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 것입니다. 거대한 베네시안 호텔의 화려한 객실 창밖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한국 편의점이나 빵집에서 늘 먹던 샌드위치를 먹는 경험. 그것은 미각의 일탈이 아니라, '여행 중 잠시 느끼는 일상으로의 달콤한 복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4. 여행의 쉼표가 되어주는 소소한 미식 경험 (총평)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3층에서 만난 홍루이젠은 미식 여행의 관점에서는 거창한 하이라이트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피곤하고 긴장된 연속선 상에서, 뇌가 쉴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아는 맛'을 제공해 준 고마운 안식처였습니다.

만약 베네시안 호텔의 노스 스위트에 투숙하신다면, 혹은 3층 쇼핑몰을 구경하다 출출함이 몰려온다면 엘리베이터 앞 홍루이젠을 지나치지 마세요. 한국과 같은 메뉴, 같은 맛이지만 타지에서 마주하는 이 작은 샌드위치가 여러분의 여행에 든든하고 달콤한 쉼표 하나를 찍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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