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대가족 마카오 생존기: 3박 4일의 기록
부모님 칠순 기념, 아이 넷 포함 총 12명.
패키지보다 알차고 자유여행보다 치열했던 리얼 가이드
"이번 여행, 과연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출발 전날 밤, 제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입니다. 성인 8명, 아이 4명. 그중에는 70세를 바라보는 부모님도 계시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에너자이저 조카들도 있습니다. 호텔 예약부터 식당 동선, 이동 수단까지 모든 것이 '미션 임파서블' 같았던 마카오 3박 4일.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힘들었지만, 완벽했다"입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죠. 블로그 광고에 속아 실패한 곳도 있었고, 의외의 장소에서 부모님이 아이처럼 기뻐하시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제가 직접 발로 뛰며 겪은 12인 대가족 여행의 모든 정보, 그리고 각 장소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도슨트)까지 꽉 채워 정리했습니다. 마카오 가족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이 글이 네비게이션이 되길 바랍니다.
- 인원: 총 12명 (성인 8명, 아동 4명 / 부모님 65~70세)
- 기간: 3박 4일 (대한항공 이용)
- 숙소: 베네시안 호텔 & 쉐라톤 계열 (커넥팅 룸 활용)
- 핵심 컨셉: "부모님의 체력 안배와 아이들의 재미, 그 사이의 줄타기"
1. 베네시안 호텔 '북방관(North)': 예약 필수, 맛은 보장
오전 10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마카오에 도착해 호텔 셔틀을 타고 이동하니 어느덧 늦은 오후였습니다. 첫 식사는 베네시안 호텔 1층에 위치한 '북방관(North)'이었습니다. 마카오 맛집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라 반신반의했는데, 결론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저희는 5시 30분쯤 도착해서 운 좋게 대기 없이 들어갔지만, 6시가 넘어가니 거짓말처럼 만석이 되더군요. 12명이 함께 앉으려면 예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 메일을 보내두시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메뉴는 단연 '가지튀김'과 '탄탄면'입니다. 평소 가지를 싫어하던 아이들도 "이게 가지야?"라며 과자처럼 집어 먹을 정도로 바삭하고 소스가 일품이었습니다. 탄탄면은 땅콩 소스의 고소함과 고추기름의 알싸함이 적절히 섞여 있어 어른들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셰프가 오픈 키친에서 수타면을 뽑는 퍼포먼스도 보여주는데, 이게 또 하나의 볼거리라 부모님이 참 좋아하셨습니다.
| 북방관 가지튀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
위치: Shop 1015, Level 1, The Venetian Macao
운영시간: 11:00 ~ 15:00 / 18:00 ~ 23:00 (브레이크 타임 주의)
추천메뉴: 사천식 탄탄면, 새우 가지 튀김, 꿔바로우
2.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 돈이 아깝지 않은 90분
저녁 8시, 마카오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를 관람하러 COD(City of Dreams)로 이동했습니다. 티켓 가격이 꽤 비싸서 12명분을 결제할 때 손이 떨렸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는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 압도적인 공연 |
"지루할 틈이 없다." 이 표현이 정확합니다. 70세 할아버지부터 7살 손자까지 모두가 입을 벌리고 봤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건 무대 장치였습니다. 깊은 물웅덩이였던 무대가 순식간에 딱딱한 땅으로 변하고, 그 위로 오토바이가 날아다니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단순한 서커스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종합 예술이더군요. 아이들은 오토바이 쇼에서 환호성을 질렀고, 부모님은 우아한 수중 발레에 감탄하셨습니다.
이 공연장의 수조에는 올림픽 수영장 5개를 채울 만큼의 물(약 1,400만 리터)이 들어있습니다. 바닥이 순식간에 육지로 변하는 것은 11개의 거대한 승강기가 물속에서 무대를 들어 올리기 때문입니다. 이 기술력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위치: City of Dreams, Estr. do Istmo, Macao
팁: 물이 튀는 스플래시 존(앞열)보다는 전체적인 뷰가 보이는 중간열 중앙 좌석을 추천합니다.
1. 세나도 광장 & 성 바울 성당: 사람 반, 유적 반
둘째 날은 마카오 반도 투어입니다. "마카오에 왔으면 여긴 꼭 찍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세나도 광장과 성 바울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관광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인파에 휩쓸려 다니는 기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꼭 가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포르투갈 특유의 물결무늬 바닥 타일(칼사다) 위를 걷다 보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이 듭니다. 성 바울 성당은 화재로 인해 앞벽만 남았지만, 그 앙상함이 오히려 더 신비롭고 웅장하게 다가옵니다. 부모님은 "이 벽 하나 보려고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구나" 하시며 신기해하셨습니다.
2. Manteigaria (만테이가리아): 시나몬 가루의 마법
점심 식사 후, 에그타르트 성지 순례를 했습니다. 마카오에는 로드 스토우즈가 가장 유명하지만, 저희는 현지인 추천을 받아 '만테이가리아(Manteigaria)'로 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생 에그타르트였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타르트 위에 시나몬 가루를 뿌려준다는 점입니다. 갓 구운 바삭한 페이스트리와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 거기에 은은한 시나몬 향이 더해지니 느끼함이 싹 사라지더군요. 로드 스토우즈가 묵직한 단맛이라면, 만테이가리아는 좀 더 고급스럽고 향긋한 맛입니다. 부모님도 달지 않고 맛있다며 두 개나 드셨습니다.
위치: G/F, Edificio Pak Tou, 23 R. do Comandante Mata e Oliveira, Macao (세나도 광장 인근)
특징: 포르투갈 리스본의 3대 에그타르트 맛집의 마카오 분점입니다.
3. Imperial House Dim Sum: 비싸지만 값어치 하는 곳
저녁은 딤섬을 먹으러 갔습니다. 가족 인원이 많아 쾌적하고 깔끔한 곳을 찾다 보니 '임페리얼 하우스'를 선택했습니다. 가격대는 로컬 식당보다 높지만,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는 최적입니다. 딤섬 피가 얇고 속이 꽉 차 있어서 재료의 신선함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볶음우동'은 불향이 제대로 입혀져 있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서비스도 훌륭해서 대가족 식사 장소로 추천합니다.
| 현지에서 먹는 딤섬은 다릅니다. 직접 느껴보세요. |
4. 오픈탑 버스 야경 투어: 겉옷 필수!
마카오의 밤을 즐기기 위해 2층 오픈탑 버스에 올랐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바람'이었습니다. 버스가 달릴 때 바람이 생각보다 매섭고 찹니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감기 들까 봐 걱정될 정도였으니, 야경 투어 계획하신다면 반드시 도톰한 겉옷이나 바람막이를 챙기셔야 합니다.
하지만 추위를 잊게 만든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버스 위에서 내려다본 윈 팰리스(Wynn Palace)의 분수쇼였습니다. 밑에서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웅장함이 있더군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물줄기를 보며 부모님이 아이처럼 좋아하셔서 추위도 금세 잊혀졌습니다.
1. 코타이 빌리지 & 자넬라 카페(Janela Cafe)
셋째 날 오전은 코타이 빌리지(타이파 빌리지) 산책으로 시작했습니다. '쿠냐 거리'는 좁은 골목 양옆으로 육포와 아몬드 쿠키를 파는 상점들이 즐비해 시식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유모차를 끌거나 휠체어 이동은 쉽지 않습니다.
점심은 구글 평점만 믿고 들어간 'Janela Cafe Macau'였습니다. 숨겨진 보석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관광지의 비싼 물가와 달리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었고, 포르투갈 가정식 요리들이 하나같이 맛있었습니다. 식사 후 바로 옆집에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젤라또 가게가 있어 후식까지 완벽한 동선이었습니다.
2. 호텔 수영장: 멀고도 험한 길
오후에는 호텔 수영을 즐겼습니다. 마카오는 겨울에도 온수풀을 운영해서 물놀이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베네시안 호텔의 구조가 복잡해 이동이 문제였습니다.
운영 중인 온수풀이 한 곳뿐이었는데, North 윙 객실에서는 수영장까지 가는데 꼬박 15분이 걸렸습니다. 수영복 입고 가운 걸치고 그 넓은 호텔을 가로지르려니 민망하기도 하고 힘들더군요. South 윙 쪽에서는 그나마 가깝습니다. 다행히 도착하니 샤워 시설도 잘 되어 있고 물도 따뜻해서 피로는 풀렸습니다.
3. 더 런더너 '압구정': 솔직히 비추천
여행 3일 차가 되니 부모님이 "이제 느끼한 건 못 먹겠다, 김치찌개 없니?"라고 하셔서 급하게 더 런더너 호텔의 한식당 '압구정'을 찾았습니다.
1. 돈키호테 (돈돈돈키 스튜디오시티점): 가격 주의보
스튜디오 시티에 있는 돈키호테(돈돈돈키)에 들렀습니다. "없는 게 없다"는 명성답게 일본 제품들이 가득했지만, 가격표를 보고 놀랐습니다. 일본 현지보다 1.5배에서 2배 가까이 비쌉니다. 일본 여행 생각하고 바구니에 담다가는 계산할 때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만 소량 구매하시길 권장합니다.
2. 하이디라오: 욕심은 금물
마지막 식사는 훠궈로 유명한 하이디라오에서 했습니다. 대가족이 둘러앉아 먹기에 이만한 메뉴가 없죠. 하지만 여기서 저희 가족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배가 고픈 나머지 처음에 너무 많이 주문한 것입니다. 하이디라오의 1인분 양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조금씩 자주 시키세요." 음식이 남아서 아까웠습니다. 그래도 친절한 서비스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 변검 공연 등은 가족 여행의 마무리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12인 대가족 여행은 '관광'이 아니라 '미션 수행'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조금 비싸도 편안한 이동, 조금 기다려도 다 같이 먹는 식사,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지는 가족들의 웃음이 그 모든 고생을 보상해 줍니다.
[한 줄 요약]
예약은 치밀하게, 마음은 너그럽게. 그리고 겉옷은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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